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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IM MOON-SEUP

 

 

심문섭

 

Shim Moon-Seup 

​Apr 4 - May 3, 2025

Opening Reception | Apr 19(Sat), 4-6pm

아트지 홍보포스터.png

운중화랑 초대전

 

“시간의 결을 (쓰)다듬다.”

 

심문섭의 생애는 온통 사물의 본질과 시원을 향한 탐구로 채워진 듯 보인다. 수많은 작품들은 그 탐구의 여정 속에서 남겨진 지표이자 경계석이고 때론 일지처럼 보인다. 그것들은 단순하고 명징하지만, 한없이 웅숭깊은 의미의 층위로 인해 감히 접근하기가 두렵다. 그래서 작가의 작업과 작품에 대한 이 짧은 글에도 상당한 만용이 필요했다. 버금가지 못한 사유로 그 우주의 편린이나마 포착해 보려는 어리숙한 노력으로 보아주었으면 한다.

 

남쪽 바다(통영)에서 태어난 작가가 그 바다에서 얻은 감성과 정서 그리고 우주관을 키워나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철 작업을 살피면, 비린내를 풍긴다. 물론 철 성분에서 기인한 것이겠지만, 왠지 모르게 바닷가 어디에 와 있는 듯한 환(착)각에 빠져든다. 극도의 추상성이 너무나 구체적인 현실로 회귀 혹은 연상되는 이 신산한 현상 앞에서 작품에 대한 감상은 비교(祕敎)적인 상황에 빠져든다. 작품의 존재감은 독보적이고 진중한데, 흔들리는 건 보는 이는 심리와 정서다.

 

형상을 만드는 이는 – 그리는 이와 달리 – 재료로 삼은 물질에 더 민감하다. 그 민감함은 작업의 난제이거나 극복의 대상이 되곤 하였다. 지금껏 미술을 바라보는 눈은 이 난제를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심문섭은 물질의 속성(혹은 본성)을 주제로 삼아버렸다. 물질의 본질을 드러내는 일에 천착한 그는 작업의 흔적을 비롯해 작가의 지문을 작품 속에서 소거하는 일, 즉 빼기의 미학(minimalism)을 실천해 온 것처럼 설명되곤 하였다. 그러나 나의 눈에는 이 논리가 왠지 모순으로 인식되었다. 단순해질수록 명징해질수록 작품은 작가의 존재를 더욱 강렬히 드러낸다고 보았다. 그래서 자연스러울수록 삼엄해지는 양가적 관계를 형성한다.

 

회화로 분류될(?) 수 있는 작품들에서도 그 취지와 본질은 다르지 않다. 다만 입체적 형상들이 존재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회화에서는 시간의 문제에 더 천착한 인상을 준다. 대개 <제시(presentation)>란 타이틀을 지닌 페인팅들은 하나같이 기운찬 붓질로 그려졌다. 서예에서 획이 돌을 뚫는 (인간의) 힘을 발휘하듯이, 폭이 있는 평붓을 밀어서 형성된 색 면은 자연의 에너지를 작가의 몸을 통해 재현(representation)한 것처럼 보인다. 백색 유화물감이 도포된 캔버스에 작가는 청색 수성(아크릴?)물감을 (듬뿍) 묻혀서 한 칸씩 색 면을 채운다. 이 색 면들은 같은 것이 없다. 붓에 묻은 물감의 점성의 정도나 량에 따라 혹은 붓을 쥔 손의 힘 조절로 그리고 성질이 다른 두 물감의 화학적 반발의 미묘한 차이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우연한 다양성이다. 색재는 마르면서 수없이 많은 결을 남기는데, 이 두 형상 요소가 작품을 이루는 전부다. 붓질이 남긴 다양성 혹은 우연성은 두 요소의 무한한 적분(積分)이다.

 

이 작품들은 모두 바다를 연상시킨다. 바닷가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에게 바다는 큰 선생이었고, 처음 만난 대우주였다. 그 우주는 무궁할 뿐만 아니라 변화무쌍하다. 하지만 작가는 혼돈 속에서 질서를 기어코 찾아냈다. 질서의 기준을 형성하는 것은 심문섭에게는 시간이다. 바다에서 시간은 파도에서 또한 조수간만으로 감지된다. 지구의 자전과 달의 공전, 물의 온도 차로 발생하는 해류 그리고 바람에 불어가며 물 위에 남기는 물결들에서 잘게 부서진 시간을 찾아낸 것이다. 작가는 바다에서 시종(始終)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간을 만났다. 그렇게 조우했던 시간은 작가의 기억을 관통하여, 색으로 그리고 운동으로 화면 위에 전개되었다.

 

특징적이라면, 작가는 스스로 중력이 되거나 조류가 된다. 물질에 대한 대자적 관계를 즉자적인 상태로 이끌어간 양태다. 자연과의 합일이라 불러도 무방할 이 태도는 극도로 추상적인 혹은 표현적인 형상성에도 불구하고, 그 시원을 선명하게 드러내 준다. 물이 지닌 물성에서부터 온 바다를 휘젓고 온 에너지와 시와 때에 따라서 변화하는 물빛에 이르기까지 작품은 실상 모든 것을 포함한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과학적) 세계관과 달리,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제안하는 것은 직관적(intuitive) 수용이고, 공감각적으로는 “세계 내 존재(in der Welt sein)”를 인식하게 하는 방식이다.

 

생경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의 <제시>들에게서 ‘물때표’를 떠올렸다. 감각으로 수습한 인상들이 기억 속에 축적되고, 그것이 시간 속에서 쪼개지고 분할되는 양상이 이따위 상상을 하게 만든 것 같다. 하지만 과학적 세계관이 지향하는 디지털적 분류표와는 달리 작가의 눈에 우주는 아스라한 아날로그적 현상이다. 그는 바다를 바라보며 그리고 제시하며 시간의 지층을 쌓았다. 내가 한때 풍경이란 ‘시간의 주름’이라 말한 적이 있는데 – 이는 들뢰즈란 프랑스 철학자가 세운 미학적 원리이기도 하다 – 이 말이 그다지 오류가 아니었음을 증명해 준 이가 다름 아닌 심문섭 작가다. 그는 시간의 결을 형상화하였다. 그 결은 시각적으로 인지되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는 촉각으로 귀결된다. 작가는 시간을 촉각으로 재는 것 같다.

 

 

2025년 3월 1일 김정락(미술사학자/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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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운중화랑, 2023년 페로탕, 파리 전시장에서 심문섭작가님

"초대합니다"

우리화랑은  개관 5주년을 기념하여

심문섭 작가님의 초대전를 준비합니다.

 

심문섭 작가는 우리에게 먼저 조각가로 알려지었지만 처음 회화작품이 공개된 것은 1974년 파리비엔날레에 출품한 린넨 캔버스작업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일생을 바친 조각 작업과 치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결된 과정을 통하여 그만의 회화가 완성되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계속된 조각작업 목신 시리즈에 나타나는 나무표면의 무늬에도 독특한 회화적 표현이 돋보입니다. 마치 수면 위의 물결을 표현한 듯 합니다. 끌로 떠내어 만드는 깊고 움푹 패인 나무결은 거칠고 큰 파도를 가진 거대한 물결이 되고 얕고 부드럽게 새긴 표면은 맑은 날의 잔잔하고 고요한 수면으로 보였습니다. 심문섭의 작품에는 고향 바다의 아름다움과 그리움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목신 시리즈에 잠재되어 있는 회화성은 작가의 그림에도 온전하게 투영되어 있습니다. 나무와 끌 대신 캔버스와 물감과 붓을 들었지만,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고요한 물결들이 작품에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조각과 회화, 두 장르를 아우르고 넘나들지만, 두 장르에는 주제의식과 표현방식 두 면에서 일관되게 맞닿아 있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밀려오는 파도가 끝이 없듯이, 선생님의 이 작업도 끝을 모릅니다. 먼 바다 끝에서 밀려오는 거대한 에너지가 작품 속 붓질 사이사이에서 언제라도 폭발할 듯 합니다.

 

오래도록 현대미술의 거점인 도쿄, 파리 등과 서울을 오가면서도 고향과 바다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냈던 작가는 이제 주된 작업실을 작가의 아름다운 고향 '통영'으로 옮겨 왕성한 작업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따뜻한 어머니 품 같은 통영 바다에 다시 안긴 작가는 이제 그 바다를 가득 넣은 작품으로 삶에 지치거나 외로운 우리 영혼을 위로합니다.

찾아오는 길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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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오는 길 

버스 | 서울에서 9003, 9004 ,9007 ,9007-1 , 4103

운중동행정복지센터 하차 도보 5분

 

지하철 | 판교역 하차후 운중동행정복센터행 버스(10분) 도보 5분

 

 

주차안내 | 대승민영주차(아이파킹주차장), 제일주차장,

운중동2공영주차장, 운중동1공영주차장

 

 

도보 2분

 

 

(유료 / 30분 2,000원/ 10분당 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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