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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합니다​"

우리화랑은 8월 10일부터 20일 까지 허수빈 작가의 개인전 <비우고 채우기>를 진행합니다.  허수빈 작가는 일상 속 다양한 매체를 표현의 재료로 삼아  회화, 조각, 설치 등 넓은 영역에서 예술적 재능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예술의 공공성에 대한 깊은 고민과 실천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작품은 창작과정에서 느끼는 작가로서의 근원적 고민들을 작업물로 구현하였습니다. 작업의 주제는 ‘비우고 다시 채우기’, ‘작품의 가치와 예술노동에 관하여’, ‘작품을 제작하지 않고 구매하다’, ‘사고와 감각의 연결-과정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결과물’ 등, 모두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 한복판에 허수빈작가가 빚어 낸 빛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이 전시는 성남시와 성남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우리화랑은 성남지역  작가님들의 예술활동을 지지하고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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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빈, 공간에 스민 빛

 

허수빈은 ‘공간에 스민 빛’과 같은 작가다. 그의 예전 작품 <배 밭>(2008)부터 최근작 <채우기>(2020)와 <나뭇잎>(2020)을 관통하는 그의 예술 세계를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위해 불러낸 이 비유는 그의 빛 작업을 연상하게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작업의 주제나 매체를 암시하기 위해 한 말이 아니라 그의 작업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작업태도를 지시한다. 그는 주위의 시선을 장악하는 새로운 사물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을 경계하고, 마치 공간에 침투하는 빛처럼 무언가와 관계를 맺으며 상황을 전환시키려는 태도를 견지한다. 빛을 닮은 이런 그의 작업태도는 일반적인 작품뿐만 아니라 공공미술이나 교육을 아우르는 그의 모든 예술 활동에서 발견된다.   글=평론가 황성림, 2020

MEET ARTIST

허수빈
SUBIN H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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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대한민국 부산출생

현재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고 활동중

 E-mail: animal_dm@hanmail.net

 

학력      

2007~ 독일 쟈브뤼켄조형예술대학 마이스터슐러 교수 다니엘 하우직

2007  독일 쟈브뤼켄조형예술대학 ( HBK Saar ) 졸업

2001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개인전

2017   '' 햇빛 한 조각 '' 갤러리 자인제노/ 서울

2016   '' 다른 시간의 창 '' 문래예술공장 스튜디오M30/ 서울

2015   '' ON OFF '' 쌀롱 아터테인/ 서울

2014   '' 오로라 '' 오픈스페이스 배 / 부산

            '' 빛이 말을 걸어오다 '' 필룩스조명박물관 / 양주.  등

수상경력

2016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예술작품지원)

2015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예술작품지원)

2014  부산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 특성화지원사업 지원금수령

2008  문예진흥기금 (신진예술가 지원사업)수령

2004  KUNSTSZENE SAAR 2004-IM AUGENBLICK 공모전당선

ART WORKS

비우고 다시 채우기

첫 개인전을 치룬지 16년이 지났다. 틀을 깨고 담론을 형성하며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드는 전시를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인지 언젠가부터 비슷비슷한 전시를 보면서 권태로움을 느껴왔다. 이쯤 되면 나도 내 작업도 세탁소든 정비소든 리셋 할 수 있는 어디든 들어가 모두 다 비워내고 다시 새롭게 채우는 것이 필요했다. 총량의 한계가 있기 마련이니, 비워야 할 것이 재료나 형태의 물질이건 형식이나 생각과 같은 비물질이건 뭐든 비워야만 그 자리에 다시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이번 전시의 제목을‘비우고 채우기’로 정했다. 어쩌면 이번 전시엔 빛 작업이 안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모두 비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반만 비워본다.

일차적으로 형광물질을 혼합하여 캔버스에 밑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특별히 제작된‘자외선 로고라이트’를 이용해 일정 형태의 이미지글라스 필름을 투영했더니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이 평면작업에 개입하며 예상치 못한 색의 변화를 보여주었다.

① 빛으로 채우기/120F,캔버스에 형광아크릴혼합재료,50W자외선로고라이트,이미지글라스필름, 2023

② 셔터/ 80P,캔버스에 형광물감 혼합재료,50W 자외선로고라이트,이미지글라스필름, 2023

작품의 가치와 예술노동에 관하여

그저 비어 있는 공간에 무엇이든 채워 넣기로 한다. 때로는 채우는 과정만으로도 뜻밖의 아름다움을 가져다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제주도에서 재단해 온 현무암 벽돌의 수많은 구멍들을 금으로 메워 넣었다. 놀라운 자연의 완성품이 다시금 금전적 가치에 아름다움을 더해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금값은 장기적으로 오르기만 할 테니 자연스럽게 작품가격도 천천히 오르겠지...

③연금술/ 현무암 벽돌에 금세공, 순금 85g, 보석진열장, 2023

‘무엇을 그릴 것인가? 왜 그리는가?’의 근원적인 질문과 더불어 갤러리에서의 전시라 판매와 금전적 가치에 대한 고민도 동반되었다. 작가가 이 세상에 못 그릴 것이 있을까? 초등학교 때는 부루마블 게임도 그렸고, 유학시절에는 화투도 그렸다. 이번엔 단순히 돈을 그려보았다. 막상 시도해보니 지폐는 모사로 그려내기에 그리 호락호락한 대상은 아니었다. 지금 당신의 지갑에서 아무 지폐나 꺼내 자세히 들여다본다면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대부분 일상에선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대략의 형태로만 사물을 인식함으로, 이 작품을 멀리서 보았을 때 관객들이 조우하게 될 리얼리티는 또 하나의 감상 포인트일 것이다.

④일당 오만원/ 지폐크기, 종이에 아크릴 혼합재료, 8시간 그리기, 투명아크릴액자, 2023

⑤일당 이십만원/ 지폐크기, 종이에 아크릴 혼합재료, 8시간 그리기, 투명아크릴액자, 2023

⑥일당 백원/ 동전크기, 납, 8시간 조각하기, 돋보기, 검정색좌대, 2023

작업의 과정은 이렇다. 그리는 행위를 하루 노동으로 간주하여 8시간 동안 오만원권 지폐 앞면(심사임당이 그려진 한쪽 면) 한 장을 그대로 모사해 보았다. 그리고 일당을 이십만원으로 올려 오만원권 지폐 4장도 그려서 비교해보기도 했다. 결과는 신사임당은 어디가시고 다른 분들이... 다시는 그리고 싶지 않다. 같은 것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행위, 다음 날 또 그려야 한다는 상상만으로도 몹시 괴로웠다. 이와 비슷하게 국자에 납을 녹여 십 원짜리 동전도 8시간 조각해 보았다.

예술가가 하루 8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제작한 보이지 않는 노동의 가치와 실재하는 화폐의 금전적 가치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작품을 제작하지 않고 구매하다

전시구상을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신선한 조명 상품을 발견했다.

온라인에서 검증받은 아이디어 제품들은 품질과 디자인 그리고 상품성면에서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싶었고, 그렇다면 작가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구매 욕구를 일으키는 제품들은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다.

이처럼 단순하게 시작한 상품 검색은 ○상품성을 끌어내는 디자인 ○최신 기술을 접목한 발 빠른 상품화 ○제품 모방행위 ○가격 책정 기준 ○품질 기준 ○유통구조의 이해 ○예산과 환경을 고려한 합리적 소비 ○구매 제품의 실재적 가치 ○문화와 유행 ○예술적 의미 ○상업미술시장과의 비교 ○현대미술의 과학기술 접목 등 의식의 흐름에 따른 다양한 사고로 이어졌다.

그 결과, 이러한 구매활동 행위 자체가 전시속의 전시의 형태로 구현 가능해 보여

구매한 레디메이드를 그대로 전시하는‘구매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⑦구매작업/ 가변크기, 인터넷 구매상품 11개, 2023

※구매물품: ㉠디붐픽수 64픽셀 ㉡4D퍼즐 개구리해부모형 ㉢크리스탈 투명램프 ㉣3D 크리스탈볼

㉤마그네틱 공중부양조명 ㉥원격 소형전등 ㉦오로라 무드등 ㉧LED모자 ㉨썬샤인 페인팅라이트

㉩볼케이노 불멍가습기 ㉪모래시계 무드등

사고와 감각의 연결- 과정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결과물

구매 작업’과 ‘빛으로 채우기’작업 과정에서

단편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 몇 개는 자연스런 연결지점이 있으리라는

예술적 감각만을 믿고 실험적으로 구현해 보았다.

⑨뱀술/ 4.5리터 담금주병, 모형뱀들, 희석된 자외선반응물감, 백색좌대, 2023

⑩빛을 담다/ 500ml 유리병 24개, 희석된 발광나트륨용액, 기포 한 방울, 자외선 로고라이, 백색좌대,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