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CONS
2023 Collection
Mar 17 - Jun 24, 2023

Artists representing our contemporary art visit Woonjoong Gallery with the scent of spring flowers. Just as various spring flowers all have different shapes, colors, and scents, each of the six members is perfectly differentiated in that each of them has their own unique theme and expression technique. The precious works of these six artists (AHN CHANGHONG, CHUN KWANGYOUNG, JEON SEONGKEUN, KIM SUNHYIUNG, KIM YOUNGWON, SHIM MOONSEUP ) who are active in different fields are coming to Woonjoong Gallery. It will be an exhibition that adds depth to the freshness by combining new and old works in 2023, which will be unveiled for the first time.
MEET THE ART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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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kscomb, 2021, Oil on Canvas, 70 x 30 cm
Ahn Chang Hong (1953~)
<고통으로 기록한 처절한 아름다움>
안창홍의 작품을 보면서 나는 도록 뒤쪽의 여백에 '맨드라미의 꽃봉오리는 검붉은 물감덩어리이자 짓이겨진 육질이고, 폭발하는 장기臟器이다' 라고 적었다.
29번째 개인전 개막을 앞둔 11월 15일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작가노트에서 "내 눈에 의해 관찰된 맨드라미는 느낌이 식물이라기보다는 동물에 가깝다. 마치 정육점 진열장의 붉은 조명등 아래 놓인 살코기 같은 느낌! 꽃의 형태 대부분이 좌우가 비대칭이고 괴이한 데다 원초적 느낌의 현란하고 강렬한 붉은 빛, 질긴 생명력이 느껴지는 다양한 모양의 억센 줄기와 다양한 색의 잎들. 온 몸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듯이 시들어갈 때의 처연함. 망연자실, 꽃이긴 한데 꽃이 아닌 듯한 느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그림 속의 꽃들은 실핏줄처럼 엉겨있는 줄기와 가지 위로 솟구치는 에너지가 응고된 곳에서 요염하면서도 강인하게 몽우리를 피우고 있다. 선명한 원색의 물감덩어리가 도도하게 짓이겨진 꽃은 화려하면서 처연하다. 그래서 대지에 낭자하게 뿌려진 선홍빛 피가 그대로 굳어버린 듯한 그의 그림은 처절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것이다.
그의 그림이 불러일으키는 정서적 긴장 , 즉 처절한 아름다움은 그가 단지 자연을 재현한 것이 아님을 암시한다. 식물을 동물로, 붉디 붉은 빛깔의 꽃을 살코기로 표현한 것은 모두 죽음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그의 그림은 죽음의 비유이자 환유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발전한 정물화 속의 활짝 핀 꽃은 언젠가는 시들기 마련이고 자신을 태우며 어둠을 밝히는 촛불도 곧 꺼져버릴 운명이며, 투명한 유리잔도 깨질 것이고 거품은 허공으로 사라질 것이므로 부귀영화와 같은 세속적 욕망은 물론이거니와 삶조차 덧없음vanitas을 상징한다. (중략)
글 = 최태만 국민대 교수, 2014

Aggregation 22, 2022, Mixed media on Korean mulberry paper, 47 x 39 cm
Chun Kwang Young (1944~)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친 후 현대미술의 거점인 뉴욕에서 창작활동을 이어가던 중, 작가는 오히려 더욱 한국적인 고유의 정서로 세계와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그가 떠올린 것은 어린 시절 강원도에서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던 한약방의 집 천장을 빼곡히 매달려 있던 약봉지였습니다. 이 약봉지들은 희고 은은한 한지봉투 위에 약재들을 담고 끄트머리를 주름잡아 다시 종이끈으로 묶어 나비가 살포시 내려앉은 모양을 이루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집 천장을 빼곡히 채우고 있던 한지 약봉지를 닮았습니다. 삼각형 모양으로 자른 스틸로폼 조각을 고서(古書)로 싸고, 같은 고서로 꼰 끈으로 묶은 조각을 적게는 천 여 개, 많게는 만 여 개를 모아 하나의 작품을 완성합니다.
초기작업에는 작은 삼각형 조각들이 한지의 색감과 질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화면을 율동적으로 구성하는 평면적 실험이었습니다. 이후 선생님의 작업은 보다 과감하고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담고 있습니다.
화면 안에서 한지 조각들은 꿈틀거리는 운동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과감한 요철을 지닌 공간성을 보여주기도 하며, 완전한 입체적 조형물로 완성되기도 합니다. 최근의 작업들은 한지를 다양한 색상으로 염색을 하여 조형적 아름다움과 회화적 깊이를 더합니다.
올 해 개최되는 베니스 비엔날레 병행전시로 전광영작가님의 개인전이 세계인에게 소개됩니다.

White Porcelain, 2012, Openwork, 40 x 28x28 cm
Jeon Seong Keun (1960~2015)
전성근의 손놀림을 보고 있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국내 도예가 중 이중투각과 조각기법에서 그만큼 깊고 성세한 기량을 갖춘 사람은 보지 못했다.
필자의 견해로는 세계무대에서도 그와 견줄 만 한 도예가는 많지 않을 듯 싶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듣기 좋은 소리보다 부족한 것을 지적해주면 좋겠다.' 는 말을 자주한다. 예술가 치고 쓴 소리를 듣기위해 귀를 세우는 이는 흔치 않다.
전성근은 자신에게 고된 수련과 학습을 강행하면서도 또 다른 차원의 도약을 위해서 작품에 관한 토론시간을 아끼지 않으며, 또한 자만하는 법이 없다. 남다른 열정과 표현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것은 미래의 변화와 발전을 의미한다.
자난해 독일 텐덴츠박림회에 공예문화진흥원 초대작가로 참가한 전성근은 유럽인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국제무대에서 전문가들의 객관적인
평가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 특히 올해 완공될 독일 프랑크무르트의 국립박물관은 개관 후에 전성근의 작품을 정식으로 소장할 것을 약속했으며, 또한 유럽각지에 그의 직품세계를 소개하는 순회전시기획에 관한 제의를 해왔다.
유럽의 이러한 관심들은 전성근에게 예술가로서 새로운 전기들 마련할 좋은 기회이며, 국가적으로도 지랑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이 같은 일련의 행보는 결코 우연히 얻어진 것은 아니다. 성실한 작가관과 무한한 잠재력에 기인한 것이라 히겠다.
전성근에게 공예의 범주를 넘어서 국제적인 아티스트로 도약하기를 기대하며, 필자는 가끼운 미래에 해외에서 몰아칠 '전성근 돌풍을 상상해본다.
글=손문수, 공예갤러리 큐레이터,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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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osmosis, 2020, Acrylic on canvas, 91 x 116.8 x cm
Kim Young Won (1947~)
김영원 작가의 최근 회화작업의 출발점은
이미 1990년대 중반에 발표되었던 조각선(彫刻禪) 작업 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4년 상파울로 비엔날레에서 행해졌던 조각선 퍼포먼스는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으며 한국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약 2미터 높이의 원통 기둥의 표면에 페인트나 다른 물질을 배합하여 만든 것을 코팅하여 바르고 풀밭이나 전시장 바닥에 세운 후, 짧은 명상을 통해 몰아의 마음 상태로 들어가게 되면 그의 자동 동작은 시작됩니다. 이러한 행위는 의식적으로 추는 춤이 아니라 저절로 나오는 동작의 연속인 그의 기(氣)춤은 캔버스나 원통 기둥 앞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빈 캔버스 앞에서 묽게 만든 페인트나 먹물을 듬뿍 찍은 붓을 들고 기춤을 추면서, 캔버스에 그 흔적을 남깁니다. 작가의 온 몸은 허공에서 흩어졌다 모였다 리듬있게 움직이다 손 끝에 온 몸의 기운을 집중시킨 후 빈 화면 위에 응축된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캔바스 화면에 닿은 순간부터 화면과 작가의 몸은 하나가 되어 춤을 추고 작가의 몸이 캔바스를 떠나면 작업이 완성됩니다. 그래서 김영원 작가의 모든 작품은 단 하나의 획(劃)으로 표현됩니다. 빠르거나 느리거나 기운차거나 여리거나 캔바스 위에서의 작가 모든 행위의 흔적과 시간은 고스란히 화면에 담겨져 있습니다.
동양에서는 우주의 모든 것이 기의 모임과 흩어 짐이라고 하였습니다. 우주의 기의 혼돈의 바다로 내 몸 안의 미립자들의 흐름으로 형성된 기가 들러 들어가서 혼돈의 바닷물로 오스모시스(Osmosis) 되는 것을 기오스모스라고 명명할 수 있다면, 김영원 작가의 기공명상 예술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의 회화작업에는 아름다운 색상이 더해져 예술적 깊이와 더불어 감상하는 시각적 즐거움 또한 넓어졌습니다.

GARDEN BLUE, 2023, Acrylic on Hanji, 140 x 70 cm
Kim Sun Hyoung (1963~)
김선형 작가의 작품은 온통 푸릅니다. 그의 청색은 여명과 석양 전후에 잠시 나타나는 어슴푸레한 푸른 풍경의 아름다움을 오래도록 관찰한 작가의 직접 경험으로부터 왔습니다.
작가의 눈에 포착된 푸른색 아름다움이 그를 10 여년 넘도록 GARDENBLUE를 타이틀로 하는 일관된 작업으로 이끌었습니다. 푸른 빛을 품은 아름다운 정원은 그의 작업의 주제인 동시에 그가 보는 세상의 축소판입니다. 푸른 세상이 작가의 심연으로 스며들고, 작가의 가슴에서 요동치다가, 작가의 손끝으로 집약되고, 그 손끝이 푸른 물을 머금은 붓끝을 매개로 한지 화폭에 다시 그만의 푸른 세상을 만들어 냅니다. 그가 표현하는 푸른 세상은 자연과 대상에 대한 관찰의 결과이지만, 동시에 그의 시선을 넘어선 마음 속 정원으로 그가 바라는 이상향입니다. 푸른 정원에는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고,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형상성과 추상성이 모두 보입니다.
김선형 작가의 작업은 여러 면에서 한국화의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전통 한국화의 주요 재료인 이른바 지필묵(紙筆墨), 즉 한지, 붓과 먹 가운데 작가는 먹을 청색 안료로 대체하지만 한지와 붓은 그대로 채용합니다. 한지 위에 먹물이 스며들어 펼쳐지는 우연적 효과가 청색 안료를 사용하는 그의 작업에서도 그대로 발현되며 더 풍부한 깊이로 감동을 전합니다. 전통 한국화에서 붓이 닿지 않은 여백의 아름다움을 본 경험이 있다면, 김선형의 작품에서도 같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The Presentation, 2016, Acrylic on Paper, 53 x 37 cm
Shim Moon Seup (1943~)
심문섭 작가는 우리에게 먼저 조각가로 알려지었지만 처음 회화작품이 공개된 것은 1974년 파리비엔날레에 출품한 린넨 캔버스작업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일생을 바친 조각 작업과 치밀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연결된 과정을 통하여 그만의 회화가 완성되었습니다. 심문섭의 작품에는 고향 바다의 아름다움과 그리움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계속된 조각작업 목신 시리즈에 나타나는 나무표면의 무늬에도 독특한 회화적 표현이 돋보입니다. 마치 수면 위의 물결을 표현한 듯 합니다. 끌로 떠내어 만드는 깊고 움푹 패인 나무결은 거칠고 큰 파도를 가진 거대한 물결이 되고 얕고 부드럽게 새긴 표면은 맑은 날의 잔잔하고 고요한 수면으로 보였습니다.
목신 시리즈에 잠재되어 있는 회화성은 선생님의 그림에도 온전하게 투영되어 있습니다. 나무와 끌 대신 캔버스와 물감과 붓을 들었지만,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고요한 물결들이 작품에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조각과 회화, 두 장르를 아우르고 넘나들지만, 두 장르에는 주제의식과 표현방식 두 면에서 일관되게 맞닿아 있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밀려오는 파도가 끝이 없듯이, 선생님의 이 작업도 끝을 모릅니다. 먼 바다 끝에서 밀려오는 거대한 에너지가 작품 속 붓질 사이사이에서 언제라도 폭발할 듯 합니다.
오래도록 현대미술의 거점인 도쿄, 파리 등과 서울을 오가면서도 고향과 바다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냈던 선생님은 이제 주된 작업실을 선생님의 아름다운 고향 통영으로 옮겨 왕성한 작업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따뜻한 어머니 품 같은 통영 바다에 다시 안긴 작가는 이제 그 바다를 가득 넣은 작품으로 삶에 지치거나 외로운 우리 영혼을 위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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